섬진강트레킹ㅣ섬진강도보여행5

■ 섬진강 도보여행ㅣ섬진강트레킹ㅣ섬진강 물길따라ㅣ데미샘 도보여행

● (12)섬진강 물길 따라// 섬진강댐 종점 표지석

(12)섬진강 물길 따라// 섬진강댐 종점 표지석


섬진강댐에 오르니 다리 표지석에 종점이라고 적혀 있는데, 초행인 나로서는 이 종점의 의미가 무엇인지 해독하기 어려웠다. 위로부터 이곳까지 섬진강댐이니 그 물줄기의 종점이라는 뜻인지? 밑으로부터 우리가 봉우리로 올라왔으니 이곳이 종점이라는 뜻인지. 나는 산수 실력이 오늘따라 형편없어 계산하기 싶지 않았다.

아무튼, 인적 없이 주위는 고요하다. 평일이라서 그런 것인가. 아무튼 사람의 그림자라곤 찾아 볼 수가 없다. 인기척도 없는, 구경하려는 것도, 강물 따라 이 댐을 향해 우리는 힘겹게 올라왔건만. 댐 수면에는 물이 잔잔히 넘실거리고 주변은 너무나 적막하듯 침묵마져 짙게 깔려 있다.

그 아래 댐 밑은 물줄기가 가냐르게 흐르고 있을 뿐, 댐 아래에서 포클레인으로 인부들이 공사를 하고 있었다.

내가 일행에게,
“공사하는 저 인부들이 우릴 볼 때, 배냥 메고 돌아다니니, 자기들은 일하는데 팔자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할런 지 몰라.”
내 나름의 질문을 일행에게 던져놓기가 바쁘게,
“저 나이 때에 우리가 얼마나 뼈 빠지게 일했는지 저들은 모르지.”
성미 급한 나는 스스로 자문자답하고 말았다. 사람은 그가 말하기 전에는 상대방의 의중을 알 수 없다. 그냥 팔자 좋아 고생을 사서 걸어다니는 사람 쯤으로 치부해 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나 역시 젊은 날에는 뭇 당신들이 배냥 메고 돌아다닐 적에. 나도 한 때는 이런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했었다. 어느 놈은 팔자 좋아 날마다 놀러 다니고, 우리같은 놈은 찐빠지게 일한다고 말이지. 이런 표현은 인지상정인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도 지금같은 이런 날이 올 줄은 젊은 날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이처럼 돌아다니고 있지 아니한가? 사람은 자신의 앞날에 대해 누구도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용한 보살에게 점을 보거나, 사주풀이하며 희망을 갈망하며 그런 인생으로 살아가지 않는가.

댐 정상에 올라 왔건만, 말이 정상이지 정상에 왔다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 분명히 밑에서 애를 쓰고 올라 왔건만, 도대체 정복했다는 그런 쾌감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흥이라도 들어 흥얼거릴만도 한데, 그런 높은 고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곳에 구경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에게 얘기할만한 그런 얘깃거리도 없다. 그저 밋밋할 뿐이다. 가져온 과일을 베냥에서 꺼내놓으며 먹으라고 한다. 그냥 과일을 입에 넣는다.

그냥 아무렇지 않은 듯 내려오기 멋쩍어 한 컷 찍자고 폰으로 찍고, 다시 내려오기로 하다. 내려 올 수밖에 없다. 우리의 목표는 이런 댐의 구조를 연구하러 탐방한 것도 아니고, 댐 주변의 풍광도 아니었고, 그냥 물줄기 따라 자신이 강물이듯 동화되어 내려간다는 사실에 있었다.

수 만년을 내려오는 섬진강 강물이듯, 그 강물에도 선배라면 선배가 있고, 그 강물의 조상이 있어 그 수행과정이 나름대로 있듯, 나 역시 내 조상이 있고, 내 조상의 물줄기에 의해, 그 물줄기의 연원에 따라 내가 태어났고, 그 물줄기의 역사에 따라 내 자녀가 생겨났으며, 그 물줄기에 따라 면면히 그 종족을 보전해 내려가듯. 이 강물도 그처럼 계속 언제까지 쉼없이 내려가지 않겠는가.

따지고 보면, 섬진강 댐에서 내려선 이 강물은 결국 바다의 물로 합류되어 가는 것이고, 우리네 인생도 결국은 땅으로 스며들어 갈 것이다. 마침내 우리네 육신도 땅의 일부가 되어 분해되고, 그 땅의 일부가 되어 그 땅에 내리는 빗물에 희석되어 떠나가리라.

올라온 길을 또 다시 같은 길로 내려가려니 조금 실망스럽다. 가보지 못했던 저편 건너에서 내려 갈 수 있다면 호기심에서도 좋으련만. 대장이 반대편 길로 되돌아 갈 수 있을런지 문의하러 안내소에 들어간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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