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트레킹ㅣ섬진강도보여행8

■ 섬진강 도보여행ㅣ섬진강트레킹ㅣ섬진강 물길따라ㅣ데미샘 도보여행

● (18)섬진강 물길 따라// 천재라는 행운

(18)섬진강 물길 따라// 천재라는 행운


시인(詩人)의 상상력과 경제력.
마치 동전의 양면이나 되듯, 몸체가 상하로 구분되어 보이듯 전혀 어울려지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시인도 밥은 해결해야 하니 경제인으로 활동해야 건강한 시(詩)가 나오지 않겠나? 테스를 쓴 토마스 하디의 단편 하나가 생각난다. 그 여류시인 주인공은 휴양지에 가서도 침대에 누워 벽에 시어(詩語)를 적어놓고 침대에 누울 때마다 수정해 가는 모습이 마치 사실이듯 지금도 생생하니 잊지 못한다.

이런 시인들의 머릿속은 부동산 전망 같은 재테크를 생각하기보다는 이처럼 온통 시어(詩語)로 가득 차니 단연 현실세계와 동떨어져 생활이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존경받아 후세에 이름은 남기지만, 딸린 가족들은 남모르게 힘겨울 수도 있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교편이나 출판 쪽 일을 보며 병행하면 모를까, 시인이란 직업으로 원고료만으로 생존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여 배우자가 조력하지 않으면 갈등이 많아 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 양육비와 과외비 등의 학비가 만만치 않은 세상이지 않은가. 시인은 유리막 속에서 세상을 관조하는 관찰자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시인(詩人)으로 얘기가 흐르다 보니. 김선생님과 같은 연배의 시인 한 분이 생각난다. 지금은 어디에도 찾아봐도 나오지 않을 시인이다. 내 젊은 날. 대학 때 하숙하던 친구 하나가 같은 방에 숙식한다는 분이 유명시인이라고 자꾸 대화꺼리를 제공하였다.

친구 하숙방에서 우연찮게 그 분을 만나 우리는 근처 막걸리집으로 같이 찾아들었다. 막걸리 담은 노란 주전자와 묵은 김치. 그 분과 마주 앉아 독대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우리는 초면이었고, 통성명 끝에 마침 같은 고교출신에 나의 한참 선배임도 확인했다. 나는 왜 이 분이 유명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윽고 그 분이 말문을 열었다.

“내가 중3 때 학생잡지 학원(學園)에 촛불이란 시를 투고했는데 거기 실렸고. 그 글이 내가 고교 1학년에 입학하여 보니 내가 배우는 교과서에 실렸더란 말이야. 얼마나 놀랐겠어.”
놀랄만도 했다. 얼마나 놀랐을까? 기절할만한 노릇이다. 발표 다음 해에 바로 자신이 배우는 교과서에 실렸으니 말이지. 어떻게 다음 해에 바로 교과서에 실린단 말인가?

지금 시대엔 말이 안 되는 얘기일 법도 하지만, 실화이고 그 당시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나도 중3 때 그 시를 이미 읽으며 배웠던 기억이 났던 것이다. 마침 그 잡지에 투고했던 학생작품을 심사했던 고인이 되신 시인 장만영 선생님이 그해 갑자기 교과서집필위원이 되어 교과서에 ‘이런 학생작품도 있다’라고 사례로 게재해 줬다는 얘기였다. 왜 그 분이 유명해졌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래서 그 분은 갑자기 전국적으로 고교생 학생시인이 되어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급기야 고2 때 기성세대를 제치고 10대에 신춘문예에까지 당선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래서, 지방 언론은 그를 천재시인이라고 치켜세웠고, 그 분은 우쭐하여 학(鶴)처럼 그 명성을 유지하며 살고 있었는데.

내게 어느 날 나타난 후배 녀석은 새로운 소식을 가져다주었다. 그 분이 공원에서 스스로 극단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 분 나이 20대 후반. 마치 근래의 하일성님의 소식처럼이나 매우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지방 신문에는 1단짜리 기사로 간략히,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짧은 기사뿐이었다. 그 분 김  *빈 시인.

그 분이 천재라는 행운을 누리지 않고 고향에서 김선생님처럼 교직을 갖으며 섬진강 주변에서 평범하게 지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지금쯤 우리가 이런 섬진강을 지날 때면 그 분의 잔잔한 시를 암송하며 우리의 고달픈 삶을 보듬어 주는 시인으로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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