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트레킹ㅣ섬진강도보여행6

■ 섬진강 도보여행ㅣ섬진강트레킹ㅣ섬진강 물길따라ㅣ데미샘 도보여행

● (13)섬진강 물길 따라// 단체 회식의 유혹

(13)섬진강 물길 따라// 단체 회식의 유혹


우리가 올라온 섬진강댐의 반대편 길로 해서 다시 내려가려면, 댐의 뚝방을 가로질러 저편 끝으로 건너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섬진강댐관리소에서 통과하도록 허락해야만 한다. 그러나 건너는 그 길은 차단되어 있지 않은가. 이윽고 그는 방법을 타진해 보자고 관리소에 들어갔다가 나타난 대장이,
“안 된다네.”

풀기가 없다. 모두 할 말이 없다. 보안상 때문인지, 안 되는 이유가 어떤 사정인지는 잘은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관리자인 저들은 갑이고, 사용자인 우리는 을이라는 점이며, 밑도 끝도 없이 안 된다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는 점이다. 이게 농촌의 대한, 대한민국이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안 된다는데. 이유도 뚜렷하게 밝혀주지 않고 니네는 알 필요 없다 그 말이지 어떻게 해석할까. 비는 초롱초롱 내리꽂고.

이러니 다시 올라왔던 그 길로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조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이때껏 이곳까지 아등바등 걸어서 올라 오며 주변 구경은 이미 오면서 다 마쳤다. 내려가며 또 다시 재탕 구경하는 것도 설레는 마음이 없어져버렸다. 이미 알아버렸으니. 저 산 속의 나무들은 이제 봄을 맞아 물이 오르며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으니, 우리네의 살아온 사춘기처럼 마냥 설레이며 몸 단장할 것이다.

발은 통통 붓고, 두꺼운 양말을 신은 신발은 작아 발톱이 쑥쑥 아려 고통스럽다. 내려오던 길에 폰으로 인터넷 검색하여 이곳이 강진군이 아닌, 임실군 강진면이라서 강진종합택시회사를 찾아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대절 택시를 부르기로 하다. 우리의 위치를 알려 줘야 하나, 애석하게 이곳 행정적인 구역 지리를 모르다 보니, 인터넷 지도에서 현재 위치를 눌러 인근 지번(임실군 강진면 용수리 354-5)을 알아내다.

“여보세요? 택시 회사죠. 대절 좀 하려는데요. 이곳이 현재 위치가 용수리 354-5입니다.”
그러면서, 네비에 이 지번을 찍고 와 주십사 요청했다. 저쪽에서 굵은 목소리의 남자분이 직접 찾아올 기사님인 듯 10여분 걸릴 겁니다 하길레, 그럼 10여분 기다리겠다며 전화를 끊고. 더 내려가다 보면 영업용 대절택시가 우릴 찾으러 오겠지 싶어 내려오고 있었다. 그런 언질을 받은 지 한참 되었을까? 10여분만에 도착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택시 한 대가 비상 깜박이를 켠 채 댐 쪽으로 올라오고 있어 우리는 저게 우리가 기다리던 대절택시려니 판단하고 팔을 흔들어 신호를 보냈다. 그 택시다. 택시가 멈춰 다시 유턴시켜 몸을 싣다.

택시 대절을 하면서 앞으로는 택시회사로 직접 전화하지 않고 ‘카카오톡 택시’를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엉뚱한 생각조차 어렴풋이 갖어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이곳 시골에 그런 어플 깔아 영업하는 나이 많은 농촌 택시기사님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생각은 자유니까. 더구나, 이곳은 한적한 농촌이고 더구나 독점영업이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대절료라는 건 어찌 계산되는지, 그것도 구체적으로 따져 봐야겠지만 내 해골이 고단할 지경이니 이런 상념이랑 접어두자.

다만, 그 카카오 택시라는 것이 출발지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운행 택시가 온다는 신문기사를 봐 뒀기 때문이다. 택시 기사님에게,
“근처에 점심 먹을 만한 유명한 민물고기탕집이 있나요?”
하고 물어보니, 여러 곳이 물망에 나온다. 장소를 하나씩 물색해 가자니, 너무 먼 곳도 있고 하여, 그곳에 갔다가는 오늘 점심은 맛있게 먹을지 몰라도, 왕복거리에다 점심식사 시간 등을 감안해 볼 때 많은 시간을 지체하게 될 것이 뻔하다.

우리들 각자 생각들도 우리 목적이 왜곡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 마치 단체 회식에 모인 꼴이 될 것만 같았다. 이러다간 섬진강 트레킹이고 뭐고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아지는데. 다들 그런 생각애 젖어 침묵이 흐르는데.
우리들 의견을 조용히 듣던 뒷좌석 대장이,
“내려!”

갑자기 소리쳤다. GS대영주유소 앞이다. 엉겹결에 내리고 말았다. 실로 얼마 타지 않은 시간이다. 내려서 행군하는 군사처럼 다리를 건너 회문삼거리로 나오다. 이곳에 팬션도 있고, 제법 사람들 왕래도 있었다.

우리는 각자 배낭을 메고 계속 걷는데 들판 가운데 여러 비닐하우스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즐비한 막사들이 보인다. 거리는 이제 제법 큰 비로 바꿔져 커다란 눈망울 달린 생명체인양 우리에게 순식간에 쏟아지고 있었다. 금새 옷이 젓어 든다. 이런 비를 맞으며 계속 걷는다는 것도 무리다 싶어졌다. 우리들이 극기훈련에 참여한 것도 아니고, 마음이 복잡해진다.

“저 하우스 들러 점심이나 먹고 갈까?”
대장이 우리들에게 제안했다. 다들 좋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먹는다는 것은 언제나 입이 즐겁지 않은가. 이곳 비닐하우스 주인장에서 양해를 얻어 비를 피하며 점심이나 먹을 요량이다. 보아 하니 가도가도 이런 들판일 것 같고, 비를 피해 점심 먹을 자리가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아스팔트 도로에서 이탈하여 비닐하우스 농장으로 뛰어 가던 대장이,
“안에 계세요? 사장님! 안에 계세요? 사장님! ”
비닐하우스 대문 안에다 대고 반복해 외쳐댄다. 대장 노릇도 퍽 고되 보인다. ㅎㅎ. 아무나 대장하나. 비는 주룩주룩 내려 주변이 시끄러워져 안에서도 쉬 들릴 것 같지가 않다. ♣
【계속】

구례트레킹,군산트레킹,고령개실마을투어,고령대가야박물관,고성트레킹,가야금,청산도트레킹,완도트레킹,남원트레킹,구절초축제,정읍트레킹,순창트레킹,사성암,영광팸투어,영광트레킹,선유도트레킹,보성강,주암댐,남원누비고,섬진강,트레킹,섬진강물길따라,섬진강지리산사랑,제첩,섬보사,기차여행,망덕포구,배알도,데미샘,마이산,화개장터,불갑사,제첩국,섬진강여행,섬진강지리산사랑,송광사,섬진강어류생태관,섬진강매화마을,섬진강벚굴,섬진강벚꽃,섬진강메기매운탕,섬진강제첩국,영동트레킹,고성트레킹,영광트레킹,광한루,실상사,문경트레킹,여수트레킹,항일암